본문 바로가기
영화와 드라마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리뷰

by lilililililililililil 2024. 7. 18.
반응형

<기쿠지로의 여름> 줄거리

여름 방학을 맞이한 소년 마사오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어머니를 찾기로 결심하고 여행을 떠난다. 마사오의 여행을 걱정한 이웃 아줌마는 남편 기쿠지로에게 마사오를 동행시켜 보낸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여행을 통해 점차 마음을 열고 가족처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여행 중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색다른 경험을 하며 마사오는 성장하고 세상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마침내 어머니를 찾게 된 마사오는 실망과 아픔을 겪게 된다.

결국 마사오는 기쿠지로와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게 된다.


나의 감상평

<기쿠지로의 여름>을 극장에서 다시 봤다.

철없는 백수건달 기쿠지로가 9살 마사오의 보호자가 되어 둘은 함께 마사오의 엄마를 찾으러 먼 길을 떠난다. 그러나 산만하고 장난기 많은 기쿠지로는 마사오의 엄마를 찾는 일은 뒷전이다. 아내가 준 여행 경비로 경륜을 하거나 술집에서 술을 마신다. 돈이 없어 훔친 택시가 고장이 나서 막무가내로 남의 차를 얻어 타기도 한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어울려 놀기도 한다. 그래서 목적지에의 도달은 계속해서 지연된다.

마침내 엄마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이미 다른 이들과 단란한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실망한 마사오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뒤돌아서 걸어간다. 기쿠지로는 그런 그를 위로하기 위해 애쓴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힘을 합쳐 마사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다양한 놀이를 한다. 이제 마사오와 기쿠지로가 엄마를 찾아 떠나는 긴 여정의 의미는 그 목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 보내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하기 위한 시간이어야만 한다. 가족을 가족답게 하는 것은 혈연이나 제도적 인정이 아니라 공유하는 시간이다.

특히나 기쿠지로는 놀이에 특화되어 있다. 그에게 여가 활동은 일터에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재충전의 차원을 넘어선다. 호텔 영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방향이 다르다며 태워주기를 거부하는 운전사의 트럭 유리창을 박살 낸다. 그것은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며 나아가 놀이 시간을 빼앗는 노동을 위협한다.

노동 중심의 사회가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계를 통제하려 한다면 놀이의 시간은 다양한 관계성을 실험한다. 새로운 친밀한 관계는 다른 목적 없이 마음껏 유희하는 시간 속에서 시작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