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와 드라마

넷플릭스 퀴어영화 반쪽의 이야기

by @블로그 2023. 5. 27.
반응형

<반쪽의 이야기>

 

사랑의 방향이 엉뚱하게 향한 러브레터

 

감독 ‘엘리스 우’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있는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성적은 매우 좋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주인공 ‘엘리 추’. 그가 용돈벌이로 다른 학생의 숙제를 대신하는 도중에, 파격적인 제안을 받게 된다. 바로 미식축구 특기생 ‘폴’의 연애편지를 대필 의뢰. 다른 이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 준다는 게 영 찜찜했던 점,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엘리’는 처음에는 ‘폴’의 제안을 거절한다. 하지만 무려 50달러라는 거금의 제안에 혹하여 대필을 시작하기로 한다. 친구의 편지를 대필하게 되면서 친구의 짝사랑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데, 성별이라는 특징 하나를 바꾸게 되니, 이 이야기가 신선한 소재로 다가온다

“내 안에 부풀어 오르는 사랑의 파도에 대한 갈망” ‘엘리’는 아빠와 함께 본 고전 명화 <빔 벤더스>의 대사를 인용하여 ‘폴’ 대신 ‘에스터’에게 러브레터를 보내게 되고, ‘엘리’와 취향이 잘 맞던 ‘에스터’는 그의 편지에 흔쾌히 답장하며 그들은 순조롭게 편지로 대화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서로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과 외로움이란 감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 좋아하는 것을 포기한 이유 등 점점 대화의 주제도 깊어져만 갔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함께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긴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유대 관계가 쌓이는 게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이 영화 속에는 이토록 감정선이 예쁘게 드러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들의 감정이 절정으로 아름답게 그려진 장면이라 하면 바로 ‘에스터’가 ‘엘리’를 자신만의 비밀 장소로 데리고 가 연못에 마주 누워 서로의 비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엘리’가 ‘폴’ 대신 러브레터를 대필해 주는 장본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임에도 서로가 오롯이 상대가 되어 마음을 나누는 장면이 참 아름다웠다. 이외에도 서정적인 대사들, 명시구를 인용한 나레이션 등이 영화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를 연출해냈다.

모두가 쉽게 공감할 성장 스토리

 

<반쪽의 이야기>는 사랑보다는 성장 이야기에 가까운 영화다. ‘우정’의 감정은 물론이고, ‘사랑’의 의미에 대해 알지 못했던 주인공 ‘엘리’는 연애편지 대필 사건으로 인해 ‘폴’과의 우정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과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뜨게 되었다. 그리고 이민 온 곳에서 정착하지 못하던 겁쟁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결심한다. ‘엘리’를 눈 뜨게 한 ‘에스터’ 역시 많은 대화와 내면의 고찰을 통해 파혼을 선택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며 자신을 가둔 알에서 깨어났다.

영화에서 성장을 하는 건 두 여자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엘리’에게 러브레터 대필을 의뢰한 ‘폴’ 역시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깨닫고, 자신이 진짜 사랑한 것은 ‘에스터’가 아닌 ‘엘리’임을 자각한다. “사랑은 엉망진창에 끔찍하고 이기적이고, 대담한 것이다.” 세 명의 청춘은 각자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위해, 자신의 반쪽을 위해 대담해지기로 결심하고, 발을 내디디며 영화는 끝이 난다. <반쪽의 이야기>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또 완전한 내 자신

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한 번쯤 고민해 본 사람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가 담긴 영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