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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일상

동정도 기대도 안한다

by @블로그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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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한 돼지력
작년 이맘 때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고서는 처음 식단조절이란 걸 해봤다. 매끼니 토마토랑 양배추를 배불리 먹었더니 효과가 있었는지 4키로가 빠졌다. 돼지력이 빨리 회복되었는데도 4키로가 더 빠졌다.

*동정
사람을 만날 때 자신의 기준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건 자연스럽다. 본능에 가까운 이 평가는 대부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교양 있는 현대인의 기본 소양. 하지만 누군가는 '이 사람이 지금 나를 평가하고 있구나'라고 확신할 만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내가 이 사람 앞에 서면 오디션 참가자가 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무의식 중에 나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긴장하기도 하고, 과욕이 일어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타인을 인정 혹은 불인정하며, 사람들은 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눈치를 살핀다. 자신의 평가를 전할 수 없는 '불인정 대상'에게는 주위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불쾌감을 전방위로 드러내고 사람들은 동조하며 그들만의 울타리를 공고히 한다.

그들은 자신의 인정 범위에 있는 사람을 아우르는 단어를 잘 사용하며 사람들은 그 단어에 격렬히 반응하며 더욱 충성을 드러낸다. 그들은 사람 뿐 아니라 사물과 장소 취향 등등 유무형의 모든 걸 인정/불인정으로 나누곤 한다. 피곤한 삶처럼 보이지만 그것만큼 그들을 만족시키는 일은 없다. 좋고 싫고 정도의 판단이 일상 평가의 전부인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그들의 삶이 정말 가여워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우리가 기준도 생각도 없는 불쌍한 사람이다.


그들은 기가 쎈 것처럼 보이지만 방어기재일 가능성이 높다. 빈약한 자신의 밑천이 드러나지 않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성과를 만들어낸 분야에서는 그 분야에서 자신보다 월등해 보였던 사람을 까내릴 정도로 자신만만하게 군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의 출발은 빈약한 자신감이다.

그들의 '불리한 사정'은 종종 합리성과 당당함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조금만 틀어 생각해 보면 '드러난 밑천'임에도 불구하고 인정 범위의 사람들은 그들을 치켜세운다.
어떤 유년기의 경험들이 그들의 자아를 난도질했는지는 모른다. 단지 자신이 나약해 보이지 않도록 해야만 했던 그들의 삶을 동정할 뿐이다. 그저 남은 생을 남이 아닌 자신을 인정하며 솔직하게 살아내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동정도 기대도 안한다'고 쓰려고 괄호를 열고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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