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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by @블로그 202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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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차승민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주로 성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지 말라는 의미로, 최근에 N번방 사건 가해자에 관해 언론이 도 넘는 내러티브 보도를 하자 이 말이 많이 쓰였다.

누가 봐도 파렴치한 범죄자에게 부여하는 지나친 서사에 나도 반대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마이크가 허락되는 것은 아님을 말하고 싶다.

어떤 사람은 그저 정신질환자라는 이유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벌인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사전에 계획하고 특정한 의도를 가진 채 범죄를 저지른 '악인'과 도매금으로 '나쁜 놈'으로 몰린다.



저자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모두 대변할 마음도, 능력도 없다.
또 이들을 그저 불쌍하게만 보아달라는 것도 아니다.
병원에 오기까지 그들이 겪었던 정신질환 증상이 무엇이었는지,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싶었다.

이 책은 범죄자를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에서 쓰이지 않았다.
이 책의 진정한 힘은, 범죄에 대한 처벌과 그 사람이 앓는 질병에 대한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차분한 설득에 있다.

클로젯 속 괴물이, 사실은 편견과 혐오에 내몰리다 유폐된, 그저 우리와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같은 인간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그들의 세계는 가짜이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만, 그들의 고통은 진짜이므로 공감을 부탁한다.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분노하자 부탁한다. 단절된 두 세계는 우리의 분노를 딛고 이어질 것이다. 

차승민은 정신건강의학과 닥터이다. 조현병 환자로 흉악범이 된 분의 인권과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분의 인권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 어려운 문제이다. 환자에게 피살당한 정신과 닥터도 있습니다. 정신과 환자의 강제입원이 어려워 치료를 방치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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